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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6.18 미드 체르노빌 후기
  2. 2019.06.18 [미드]체르노빌 후기

미드 체르노빌 후기

Imagine 2020. 6. 18. 20:33


드라마 잘만들기로 유명한 - 왕좌의 게임, 밴드오브브라더스, 더 와이어 등등 - 미국 HBO에서 체르노빌이라는 5부작 드라마를 제작했다. 일단 평점과 시청율은 왕좌의 게임을 넘었다고 하는데, 평점을 차치한 개인적인 감상으로도 짜임새가 매우 좋은 드라마이다.

드라마는 체르노빌 사고의 그 순간에서 시작한다. 승진을 앞두고 무리한 실험을 강행한 관료,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두려워 피해를 감추기에 급급한 정치인, 그리고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당과 무고한 시민들을 사지로 모는 국가. 체르노빌은 이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하모니를 이룬 비극이었다는 것을 드라마는 담담히 보여준다.

반면 양심을 지키려는 학자, 비극을 목격한 후 책임을 피하지 않는 극소수의 관료, 죽음의 위험을 알고도 기꺼이 '바이오로봇'을 자쳐한 시민들에 의해 체르노빌은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다.

결국 드라마는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의 잘못을 선한 사람들이 수습하며, 부패하고 무능한 이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피해는 오롯이 선한 사람들의 것이 되는 이 뻔하고 진부한 플룻인데, 이것이 역사적 사실인 것이 슬프고 무섭다.
※ 이것이 창작된 스토리였다면, 진부하고 뻔하며, 무능이 이어지는 것이 개연성이 없다며 비판 받았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잘 보여주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투입된 직원과 소방관들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피폭되어 죽어가는 장면이다. 그 자체로 끔찍하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것이 철저한 고증을 거친 것이라는 것이 더 무섭다.

한국에서 탈원전 정책이 논란이 되는 것을 알고 미국 HBO에서 이런 드라마를 만들었을리는 없다. 하지만 참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절대로 안전한 것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학문의 절대가 없듯, 안전에도 절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문에서 절대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듯, 안전에서 절대라고 말하는 사람도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원전 정책, 원전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지지하는 방향성은 내가 갖은 당위와 상식의 근거한 것일 뿐이지 과학적 근거가 기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쪽이건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를 언급하지 말고 재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Posted by beatles for 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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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잘만들기로 유명한 - 왕좌의 게임, 밴드오브브라더스, 더 와이어 등등 - 미국 HBO에서 체르노빌이라는 5부작 드라마를 제작했다. 일단 평점과 시청율은 왕좌의 게임을 넘었다고 하는데, 평점을 차치한 개인적인 감상으로도 짜임새가 매우 좋은 드라마이다.

드라마는 체르노빌 사고의 그 순간에서 시작한다. 승진을 앞두고 무리한 실험을 강행한 관료,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두려워 피해를 감추기에 급급한 정치인, 그리고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당과 무고한 시민들을 사지로 모는 국가. 체르노빌은 이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하모니를 이룬 비극이었다는 것을 드라마는 담담히 보여준다.

반면 양심을 지키려는 학자, 비극을 목격한 후 책임을 목도한 극소수의 관료, 죽음의 위험을 알고도 기꺼이 '바이오로봇'을 자쳐한 시민들에 의해 체르노빌은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다.

결국 드라마는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들의 잘못을 선한 사람들이 수습하며, 부패하고 무능한 이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피해는 오롯이 선한 사람들의 것이 되는 이 뻔하고 진부한 플룻인데, 이것이 역사적 사실인 것이 슬프고 무섭다. 
※ 이것이 창작된 스토리였다면, 진부하고 뻔하며, 무능이 이어지는 것이 개연성이 없다며 비판 받았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잘 보여주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투입된 직원과 소방관들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피폭되어 죽어가는 장면이다. 그 자체로 끔찍하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것이 철저한 고증을 거친 것이라는 것이 더 무섭다.

한국에서 탈원전 정책이 논란이 되는 것을 알고 미국 HBO에서 이런 드라마를 만들었을리는 없다. 하지만 참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절대로 안전한 것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학문의 절대가 없듯, 안전에도 절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문에서 절대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듯, 안전에서 절대라고 말하는 사람도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원전 정책, 원전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지지하는 방향성은 내가 갖은 당위와 상식의 근거한 것일 뿐이지 과학적 근거가 기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쪽이건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를 언급하지 말고 재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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