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2.03.09 더 이상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되었다.
  2. 2018.02.12 자유에 관하여

몇 년 전까지 하늘을 나는 꿈을 자주 꿨다. 

꿈에서는 하늘을 나는 일은 아주 쉬웠다. 
‘날아야지’라고 생각하고 몸을 하늘로 향하면 
내 무거운 몸은 마치 무중력 상태에 온 것처럼 둥실 떠올랐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중력을 느껴지지 않는 해방감은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을 만큼 좋았다. 

슈퍼히어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난 그저 날 수만 있었을 뿐이므로, 
자전거를 타는 정도의 속도로 하늘을 날아 이동할 수 있었다. 
주로 서울 시내를 날아 다녔다. 
높은 곳에서 보는 서울의 풍경은 낯설고도 익숙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사뿐 내려앉으면
내려앉기 전부터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는데,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그때였다.  
날아오를 때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 날 수 있었지만
내려앉을 때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계속 따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자유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가끔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한 적도 있다. 
그때는 꽤 멀리 여행을 갔다. 
지리산 위로 떠올라
구례의 연곡사도 가고, 하동의 쌍계사도 갔다.
그렇게 친구들과 예전에 여행하던 곳들을 날아서 같이 가곤 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하늘을 나는 꿈을 꾸지 않는다. 
꿈이 사라진 것일까.
삶에 지쳐 꿈에서라도 날 수 있던 원동력을 잃은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더 이상 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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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에 관하여

Imagine 2018. 2. 12. 13:59

어느 정권이든 블랙리스트는 존재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파악을 하겠죠. 문제는 이걸 실행에 옮겼느냐, 그냥 알고 있었느냐 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걸 실행하면서 예술가들이 자기검열을 시작했다는 게 가장 큰 일인 것 같아요. ‘그래, 넌 나를 싫어할 수 있어. 그래도 난 내 것을 할 거야라는 생각과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데, 한두 번 커트당하고 안 되다보니 스스로 검열을 하는 거죠. 예술가는 싫든 좋든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이게 나의 작품이야,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데 그 전에 이미 검열을 하면서 예술작품이 달라지는 거죠.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인터뷰를 한 차지성 연출의 이야기 중 일부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자기 검열이다. 난 예술가는 아니지만 글 쓰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자기 검열에 대한 우려가 많다. 벌써 글을 쓰면서도 이것을 썼을 때, 글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을 떠나 누군가가 내 글을 싫어 할까봐 걱정한다. 단순히 싫어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누가 날 싫어해도 상관없다. 다만 그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그 권력을 행사하여 그가 보기에 싫은 글을 쓴 나, 혹은 내가 속한 조직에 피해를 줄까 걱정되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난 벌써 눈치를 보며 글을 쓴다. 이것은 자유가 아니다.

 

자유란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자유롭게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자유이다. 물론 그것에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그 피해가 단지 의견이 맞지 않다(혹은 생각이 다르다)’거나 기분 나쁜 정도가 될 수는 없다. 다소 과감하게 이야기하지만 한 사회가 정한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이 권력은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Glenn GreenwaldTED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이 모든 작품들이 인식하고, 내놓은 결론은 사람들이 늘 감시당하는 사회는 순응, 복종, 굴복을 키우는 사회이고 그 때문에 모든 폭군은 가장 미묘한 방법으로 가장 명백하게 그런 체제를 갈망합니다.” 권력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순응하고 복종하고 굴복하기를 바란다.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권위와 권력에 순응하고 복종하고 굴복한다. 이것은 전제주의로 가는 시작이다. 사람들이 권위에 굴복할 때 독제는 등장한다.

 

자유롭지 않은 사회에선 학문도 예술도 발전할 수 없다. 학문은 기존의 학설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뉴턴의 이론을 맹신했다면 상대성이론은 나올 수 없었다. 예술도 사회를 비판한다. 그리스의 비극과 희극은 모두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을 탈춤, 마당놀이 등등 해학 섞인 예술 역시 사회를 날카롭게 고발한다. 학문과 예술이 발전하지 않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쇠퇴한다.

 

한국의 자유주의자들은 경제적 자유만을 이야기한다. 자유 시장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자유로운 사상과 생각 학문이야말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한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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