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투자’에 나서는 이유와 저출산에 대한 짧은 생각.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진 사회 -
간단하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정당한 노동을 통해 버는 수입만으로는 좋은 일자리가 있는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다. 심지어 ‘좋은 일자리’라는 것도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안정적이 되어야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에는 결혼, 출산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지금 많은 젊은이들이 계획을 세울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안정적인 교사와 공무원, 공사로 젊은이들이 몰리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다. 그러니 더 절망적이 된다. 결국 그들이 이제 그들이 계층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반전이 필요하다. 그것이 ‘비트코인’,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안정적인 직장이 없으니, 계획을 세울 수 없다. 결혼과 출산 등 인생의 큰 사건들은 계획 없이는 불가능하다. ‘저지르고 나면 해결된다.’는 사고방식은 고도성장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그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태어나 사는 젊은이들에게 계획 없이 저지르는 것은 그야 말로 인생을 건 도박일 수밖에 없다.
출산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아이를 낳아도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동을 해서 구멍가계에서 건물주가 되었던 세대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내 자식에게도 지금 나의 삶을 물려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출산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 삶을 극복하고 더 나은 계층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바로 ‘투자’다.
그러니, 젊은이들은 자신이 놓은 환경 속에서 정말 치열하게 본인들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는 입시에 시달리고, 대학에 들어가면 취업을 위해 영어는 물론 어학연수와 워킹홀리데이(이제는 힘들어졌지만), 자원봉사에 인턴까지 하는 그들의 삶에, 누군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구조를 만든 것은 거대한 경제체제이고, 이미 세상을 더 많이 살아온 기성세대이다. 이 거대하고 오랜 기간 만들어진 구조가 단 번에 바뀌기도 어렵다. 이것을 바꾸는 일은 그것이 만들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동안 사람들에게 바뀔 것이라는 믿음과, 조금씩이라도 바뀌어 가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면 최소한 지금처럼 절망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희망이 있으면 노력은 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