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여성인권운동에 앞장 서 온 판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줄여서 R.B.G.)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화입니다. 

그 스스로가 차별과 맞서가며 연방대법관까지 오른 R.B.G.은 70년대 여성을 차별하는 법의 폐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80이 넘은 지금도 보수화 된 연방대법원에서 보수적이거나 잘못된 판결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의 반대 의견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았고, 그 덕에 그녀에게는 Notorious R.B.G.라는 별명까지 갖게 됩니다. 

그녀가 대표적으로 판결한 소송 중에는 남성만 갈 수 있던 버지니아 군사학교에 여성의 입학을 허락한 것(단 남성기준의 동일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규정을 뒀던 것 같습니다), 

동일한 노동을 하는 여성이 더 적은 임금을 받는 것에 대한 금지 등이 있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지금도 가장 이상적인 대법관의 성비가 0:9(남성 : 여성)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묻자

"네"라고 대답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1981년까지 모든 대법관이 남성이었는데, 그것을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R.B.G.이지만 자신과 완전히 성향이 다른 극우 대법관과의 우정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가 그리고 R.B.G.가 싸우는 대상은 '부당한차별'입니다. 

R.B.G.가 초기 변호사로서 소송에 참여할 때 흑인 민권운동과 같은 전략을 취했다는 것은 R.B.G.가 반대한 것이 다름 아닌 "부당한 차별" 이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R.B.G.의 동반자인 남편 마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R.B.G.가 순회재판소 판사가 되자 뉴욕에서 잘 나가던 변호사 사무실을 그만두고 워싱턴으로 옮겨옵니다. 

R.B.G.를 연방대법관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것, 바쁜 R.B.G.를 위해 집안일을 담당한 것도 모두 마틴이었습니다. 

여성이 남성을 위해 희생해야 하며, 집안일은 당연히 여성의 일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참고로 R.B.G.는 1933년생입니다)

 

 

보다가 살짝 감동해서 눈물이 날 뻔도 했습니다. 

관객의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살짝 놀라기도 했고요.

 

 

부당한 차별에 맞선 한 사람의 삶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건강이 좋지 않다는데, 얼른 건강을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beatles for 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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