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하경은 친구 진솔과 경주로 여행을 간다. 두 번. 한 번은 수학여행으로, 한 번은 둘이.
두 번째 간 여행이 둘의 마지막 여행이 되었다.
그리고 혼자 온 경주. 거기서 하경은 20년만에 어린시절의 진솔을 만난다.
진솔이 묻는다. “잘 지냈고?”
하경이 답한다. “응, 잘 지내”
그렇게 둘의 세 번째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에 끝에 하경은 진솔에게 “또 보자”고 말하며 헤어진다.
나도 한 친구와 두 번 경주로 여행을 갔다.
한 번은 24년 전 과 답사로,
한 번은 21년 전 5명이 소규모로.
그것이 그 친구와의 마지막 여행이었다.
혹, 혼자 하경처럼 경주로 여행을 간다면, 그래서 꿈 속에서라도 만난다면 되려 내가 묻고 싶다.
“용담아 잘 지냈고?“
그러면 “응, 잘 지내”라는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잘 지내니까.
이제 우리 사진은 24년전 경주 남산에서 찍은 빛 바랜 사진뿐이다.
박하경 여행기가 주는 매력은 여기에 있다.
여행에 대한 기억, 잃어 버렸던 것에 대한 향수,
그러면서도 느낄 수 있는 현재의 소중함.
문든 현실이 싫어져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지금 내가 발붙이고 있는 현실이 없다면, 여행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짧지만, 즐겁고 정겨운 여행을 떠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