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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14 사라지지 않을 '트럼피즘'

사라지지 않을 트럼피즘

구글과 애플,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의 계정을 차단하고, 그들이 이용하는 플랫폼 서비를 중지시켰다. 미국 하원은 트럼프의 탄핵안을 또 통과 시켰다. 이것은 트럼프의 정치적인 힘을 줄이기 위한 것이고, 앞으로 다가올 트럼프 지지자들의 폭동을 막고, 트럼프라는 불안한 대통령이 마지막에 어떤 이상한 짓을 할지 모른다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 된다. 

각설하고. 이 정도면 트럼프의 정치 생명은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율은 여전히 견고하다. 설사 그가 정치 생명을 잃는다 하더라도, 그가 이야기 했던 인종주의, 자국중심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 등을 기조로 하는 소위 ‘트럼피즘’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경제적 양극화이다. 미국은 금융과 일부 첨단 제조업, 그리고 몇몇 소셜미디어 기업과 유통기업 등 극소수의 산업이 나머지를 먹여 살리는 구조이다. 소위 엘리트들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 예전에는 (현재)러스트벨트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노동자로 열심히 살면 중산층의 삶을 영유할 수 있었지만 이것은 이미 지난 시절의 이야기이다.

상위 계층으로 가기 위해선 교육이 필요한데, 미국 교육은 그 어느 나라보다 돈이 필요하다. 소위 선진국 중에 미국만큼 공교육의 질을 신뢰하지 않는 나라도 드물다. 사립학교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이 비용을 지불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소위 엘리트들로 언론과 정계로 진출한다.

이 엘리트들에게는 ‘정치적 올바름’, ‘환경문제’ 등이 매우 중요한 이슈일 수 있다. 하지만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대다수에게 이것은 먼 이야기이다. 언론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당장 하루 먹고 사는 일이 급하다. 그런데 계속 내가 사는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 하면 기분 나쁠 수밖에 없다.

자본과 언론 권력, 정치권력은 불행이도 동등하지 않다. 소수의 사람이 많은 권력을 갖는다. 하지만 선거는 다르다. 모두 1인 1표. 그러니 선거 때가 되면 비로소 평소에 언론권력과 자본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드러난다. 그것이 차이를 만든다. 현재까지 개표 상황을 보면 바닷가와 도시 등 부유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민주당, 내륙과 농촌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서 사람들은 공화당 – 정확히는 트럼프 – 을 지지했다. 마찬가지 이유일 것이다.

미국의 사회 갈등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소수의 사람들이 너무 많은 권력과 자본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세습된다면 어떤 사회도 안전할 수 없다. 미국이 ‘미국다웠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많은 사람이 빈손으로 이민을 와서 성공할 수 있다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고, 수많은 인재가 그 기회의 땅을 찾아 미국으로 왔고, 그들이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었다.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나라에서, 그런 기회는 사라지기 마련이다. 당연히 이런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트럼피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사회 갈등도 계속될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야기했고, 미국 민주당도 사회통합을 외치지지만, 오랜 구조적 문제가 저런 슬로건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그냥 선언일 뿐이다. 그리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도 슬로건으로 ‘국민통합’이라는 슬로건과 ‘위원회’ 따위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오히려 이런 갈등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만 같다. 

Posted by beatles for 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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