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쯤 알고 지낸 후배에게
몇 년 만에 전화가 왔다.
반가운 마음에 냉큼 전화를 받았지만,
왜인지 들뜬 마음은 들키기 싫어
어제 연락한 사람마냥,
하지만 단어에는 어색함이 묻어나게
‘어! 오랜만이야!’ 하고 받았다.
후배는 오늘 저녁 당장 보자했고,
난 원고가 밀렸는데도 그러자 했다.
오늘 못보면 앞으로 또 몇 년을 보지 못할 것 같았다.
오랜 사이가 그렇듯 술자리는 근황에서 시작했고,
추억에서 끝이 났다.
근황은 새로웠고, 추억은 정겨웠다
그리고 집으로.
다음을 기약했지만
그 다음이 며칠일지 다시 몇 년이 될지를 알 수 없었다.
그것이 헤어짐과 오늘 만남의
가장 좋은 마침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