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우리집 쓰레기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우리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우리집 쓰레기를 보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쓰레기를 보고 우리집의 것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본 것은.
하지만 나와 내 고양이가 만든 쓰레기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낯이 익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내가 만든 흔적이었다.
필시 청소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향하던 중
떨어져 비닐이 터진 것일 터였다.
그렇게 그날 아침,
나는 거리에 흩뿌려진, 나의 흔적
낯익은 우리집 쓰레기를 보며 출근을 했다.
2019.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