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아주 어린 시절 살던 동네에서 열린 파티에 갔다.
동네는 많이 변했고, 난 많이 낯설었지만 일단 건물로 들어갔다.
아는 사람도 없이 한 쪽에 앉아 책을 보는데,
한 낯선 남성이 나에게 무슨 책을 읽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보자고 했다.
혼자 심심했는데 잘 됐다 싶어 책이나 건네주고 책 이야기나 해 볼까했다.
하지만 책을 받은 남성은 나에게 책을 돌려주지 않았다.
난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나서 책을 돌려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나를 조롱했다.
난 경찰에 신고할 거라고 경고했고, 그는 마음데로 하라고 했다.
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왔는데,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
난 그 큰 건물의 정문에서 경찰을 기다렸기에 경찰에게 그가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고,
경찰들과 나는 곧 건물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를 찾는 도중, 그 동네에서 살던 큰 이모와 우리 어머니가 그 파티에 참석 중인 것을 알게됐다. 즉 찾으면서 만났다. 일단 가볍게 인사만하고 해어졌지만.
결국 그는 숨어 있다 잡혔다. 그는 빨간 모자를 쓰고 어딘가에 그가 아닌 척 숨어있었다. 경찰에 추궁에 그는 책을 나에게 돌려줬지만 끝까지 나를 비웃었다.
그리고 경찰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데, 내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파티가 열리는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난 경찰에게 짧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선생님을 부르며 뛰어갔다. 그리고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저 수진입니다. 박수진이요. 상일초등학교 6학년 1반.."
선생님을 말했다.
"알지. 알아. 우리 수진이.. 어였한 어른이구나"
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아니 엉엉울었다.
"선생님.. 그동안 못 찾아 뵈서 정말 죄송합니다."
왜 그리 서러웠는지 정말 원없이 펑펑 울었고, 선생님을 그런 나를 조용히 앉아 주셨다.
"선생님 잘 지내시죠? 정년은 하셨죠?"
"아니 아직 학교를 다녀. 정년은 2년 남았어"
(지금 생각하면 저 말은 사실일리 없다. 선생님은 당시에 적어도 40대 중반이였으니 - 50대 중반으로도 보이셨고 - 지금은 70대 중반이거나 80이 넘으셨을 나이이다.)
"여전히 그대로이신데요?"
"뭘 많이 늙었지"
선생님과 마주 앉아 막걸리를 마셨다.
선생님이 다시 말했다.
"어린 수진이만 기억했는데, 이렇게 커서 술도 같이 마시고"
다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선생님은 나를 보며 말 없이 미소를 보였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로 내가 알지 못하는 선생님의 지인들이 모였다.
선생님은 지인들께 '내 제자'라며 나를 소개했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꿈의 전개가 갑작스러워 혼란스럽지만 뒤의 꿈이 더 마음에 걸린다.
혹 선생님께서 돌아가신 것은 아닌가?
깨어나 스승찾기를 검색해봤는데, 정년하신 선생님의 연락처까지는 알기 어려운 모양이다.
흰 머리, 온화한 미소를 보여주셨던 #최덕출선생님 , 그 모습 한 번 뵙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