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스승의 날 모임을 했다.
선생님은 얼마 전 정년을 하셨다.
그리고 적적하신지 두 달에 한 번은 보자고 제안을 하셨다.
사실 언제나 모임을 하면 돈은 선생님이 내셨다.
하지만 제자들도 면목이 없으니 회비를 걷곤 했다.
그래서 몇몇 모임의 비용은 제자들이 냈다.
사실 돈은 선생님이 훨씬 잘 벌어도,
선생은 하나고 제자는 여럿이니 매번 지출이 적은 돈은 아니다.
스승의 날에 모여도 선생님은 비용의 상당부분을 본인이 냈다.
찾아와 주어 고맙다는 것이 명분이었다.
그런 선생님이니 두 달에 한 번 모이자고 제안하고도,
제자들이 매번 거둘 회비가 걱정 된 것 같다.
이번 모임에는 본인의 평생 회비라며 금일봉을 주고 가셨다.
주는 사람 있는 데서 열어보는 것 아니라고 하셔서
가신 후 열어 본 봉투에는 상상도 못한 큰 돈이 들어있었다.
그돈이면 10년은 모임의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모임에 최소한 비용 걱정은 하지 말하는 배려였을 것이다.
선생님은 본인의 책이 나오면 제자들에게 나눠 주며
꼭 ‘모모 학형께’라고 썼다.
본인은 대가의 경지에 올랐지만
제자들을 단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동료로 여긴 것이다.
공부로도, 삶으로도 배우는 것이 많다.
스승의 날, 난 스승으로부터 또 배운다.
이런 스승을 둔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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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14 스승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