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
전쟁이났다.
난 주의 사람들과 함께 근처 학교로 피신해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는 총이 주어져있었는데,
더 이유는 알 수 없게 총알은 주어지지 않았다.
학교 창 밖으로 포격 소리가 들리고 총알이 교실로 날아 들었다.
난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포복으로 총알을 구하러 상황실을 찾아 나갔다.
가다가 한 미군을 만나 총알을 달라고 하려 했는데,
총알이 영어로 뭔지 기억이 안났다(이런 쓸때 없는 디테일이란..).
그 미군은 총의 '공이'를 분해 하는 방법을 나에게 설명해줬는데,
불행이도 난 꿈 속에서(아니 어쩌면 현실에서도) 공이 분해법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안녕을 하고 어찌 어찌 학교 밖 운동장에 있는 상황실을 찾았다.
상황실에 거의 다달았는데 하늘에서 이상한 것이 보였다.
박격포탄 같은 것이었다(실제포 날아오는 포탄이 보이는 지는 모른다).
난 상황실로 뛰어가는 걸음을 필사적으로 돌려 반대로 뛰었다.
그리고 곧 상황실로 포탄이 떨어졌다.
상황실은 아비 규환이 됐고, 난 포탄 파편을 다리에 맞은 듯했다.
더더욱 총알이 간절했다.
상황실로 들어가니 시체와 무전기가 널부러져 있었다.
난 어찌어찌 시체들에서 탄창을 챙겨 다시 기어서 교실로 돌아왔다.
돌아오고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은 끝났다.
난 사람들과 버스에 올라타 집으로 돌아가는데,
한 공무원이 말했다.
"내일 민방위 훈련 나오셔야 합니다."
난 화가 나 말했다.
"민방위라는게 전쟁을 대비한 훈련인데, 오늘 전쟁 겪은 사람에게 또 훈련을 나오라고요? 면제는 못해줄 망정?"
버스 안 사람들은 내 말에 환호로 답했고,
공무원은 머쓱하게 '한 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난 예비군도 아니고 민방위였는데 손에 총을 쥐고 총알을 구하러 다녔던 것이다.
잠에서 깼다.
민방위가 되서도 이런 꿈을 꿔야 하는 분단된 나라에 사는 것이 문든 불행하게 느껴졌다. 내 무의식엔 항상 이런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꿈에서 파편에 맞은 왼쪽 허벅지가 찢어질 듯 아팠다.
오늘 새벽의 일이다.
2015.09.05.
'군대'에 해당되는 글 1건
- 2020.09.05 생생한 군대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