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ay in The Life

죽어가는 비둘기.

beatles for sale 2022. 7. 25. 10:56

출근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창고 앞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죽어간다고 누군가 말을 했다. 그래서 보았더니 비둘기 한 마리가 털이 많이 빠진채 힘 없이 앉아 있었다. 혹시나 해서 가까이 다가가고 비둘기는 사람이 온 것도 모른채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었다. '아 정말 죽어가는 구나..' 생각했다. 

죽어가는 비둘기를 발견한 분은 "고양이가 습격했나봐요"라고 말을 해 주었는데, 그랬으면 잡아 먹었을 것 같았다. 일단 고무장갑을 끼고 비둘기를 잡아보기로 했다. 사람의 손이 닿자 비둘기는 언제 힘이 없었냐는 듯 잡히지 않으려 날개를 퍼덕이며 내 손을 피했다. 하지만 날지는 못했고, 곧 내 손에 잡혔다. 큰 외상은 없어 보였다. 나는 비둘기를 발견한 분에게 "뭔가를 잘못 먹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보다 보기 좋은 곳으로 옮겨 놨다. 

한동안 눈을 뜨고 있던 비둘기는 다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몸에 힘이 없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아. 비둘기는 저렇게 죽는구나' 생각을 했다. 크기를 보니 아직 어린 비둘기 같았다. 위에서 보니 그 예쁜 겉깃털이 절반은 빠져있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지만, 유해조수로 지정된 비둘기를 돌봐 줄 곳은 없어 보였다. 물을 줬지만 먹을 수 없었다.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사진을 봤다. 무한하게만 보이는 우주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넓은 우주에서 생명으로 태어난 존재의 소중함도 느꼈다. 우리 인간은 아직 지구 밖에서 생명을 발견하지 못했고, 그 엄청난 우주의 넓이 때문에 발견하더라도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지금 지구의 모든 생명은 기적 같은 찰나를 보내는 중이다. 지구의 모든 생명은 얼마나 소중하고 경의로운가! 그러니 한 생명이 사라지는 죽음은 슬픈 일이다. 

지금은 다른 공간에서 일하고 있기에, 죽어가는 비둘기가 있는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비둘기가 죽으면 알려달라고 말을 했다. 내가 옮겼으니 내가 마지막으로 보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흔히 보는 비둘기이고 하루에도 수 백 마리가 죽어갈 수는 있겠지만, 내 눈 앞에서 죽어가는 순간을 본 그 순간, 그것은 그 다른 수 백 마리와 같을 수 없다. 이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비둘기가 정신을 차리고 어느 순간 파다닥 날개짓하며 날아가길 바란다. 어느 존재이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슬프고 힘든 일이다. 

왼쪽 사진을 보면 왼편의 깃털이 모두 떨어진 것이 보인다. 오른 편을 보면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